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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신림역 촛불 집회와 eeepc 1000h, 그리고 아쉬움
다른 학교보다 2주가 빨리 개강한 학교. 그래서 남들보다 빨리 시작된 조모임...
오늘 도덕교과 관련 조모임이 있었지요. 학교에서 조모임 마치고 독산으로 이동한 후 이것저것 처리할 일을 해놓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습니다. 난곡 근처의 남부초등학교부터 지체된 정체...
아 피곤한데 왜이리 막히나... 그런데 라디오 야구중계이후 교통방송에서 해주는 말...
"신림사거리 집회로 인해 정체입니다..."
뭐? 신림동이? 저는 답답해하는 기사님께 부탁해 내려서 달려나갔습니다.
어디 집회를 한다는 거지? 어디? 어디?
둘러봐도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신림역 사거리에 웅성웅성 모여있고
사람들 한 무리가 도로를 가르지릅니다.
그리고 들려오는 정경들의 목소리
"대~열정비!"
아! 터졌나보다 이런 생각과 함께,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상을 찍고 싶었지만 폰은 밧데리가 나가서 꺼진 상태였어요.
불현듯 묵직한 가방이 느껴졌어요. 가방에 그제 산 eeepc 1000h가 있었지요.
'eeepc 1000h의 캠으로라도 찍어야겠다!'
그래서 찍은 조악한 영상...
그런데 조금은 아쉽더라구요.
노트북으로 촬영이 처음이기도 하고 웹캠이 바깥 찍는 건 아니니까 영상이 조악한건 상관없어요.
제 새친구한테 불만이 아니라,
집회가 집근처에서 열린다는 걸 몰라서 아쉽고 부끄러웠다는 말이에요.
하지만 그럼 감상에 빠질 때가 아니라 시위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시위대가 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냥 그 안으로 들어가 같이 외치면 됩니다. 우리가 그들과 이웃으로 그냥 같이 사는 것처럼 말이죠.
제 새친구 eeepc 1000h로 찍은 영상이에요. 영상촬영도 편집도 아직 미숙합니다.
시위자들은 줄기차게 외쳤어요. 새로 다시 선거하자는 팸플릿도 돌아다니더군요.
영상 뒷 부분에는 한 전경이 시민으로부터 끌려나왔는데 흥분한 시민이 가격하기도 했고 대부분이 말려서 뒤쪽으로 걸어나왔습니다.
전경은 경찰서로 돌아가겠다고 하고 시위대 중에는 연행자와 트레이드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죠.
그 뒤는 모릅니다. 전 다른 쪽으로 이동했거든요.
시위의 내용과 전개보다(전 중간에 껴서 잘 몰랐으니까요) 시위를 하지 않는 지나가는 시민들의 반응에 저는 더 많은 생각이 나는군요.
언제나 사람많은 신림...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나 제 또래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들은 이곳의 혼잡함에 익숙할 법한데, 오늘의 혼잡함은 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챘나 봅니다.
그들의 반응은 다들 제각각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두번째 아쉬움을 만났습니다.
친구와 지나가면서 "대통령 하나 X 같은거 뽑아가지고 이게 뭔짓이야"라는 반응,
"이게 뭐하는 짓거리들이냐고, 대통령 되고 뽑고 놔둘때는 언제고 지금와서 바꾸자고 하면 어쩔거냐고?"하고 화내기도 하고
함께 구호를 외치기도 합니다. 곳곳에서 왜 여기서 하냐고 볼멘소리도 합니다.
심지어 경찰의 해산작전이 시작하자 다 잡아가버려야돼 라고 희덕거리는 젊은 남자도 있네요.
불교 시국 집회 후 홍대 집회와 그 전 강남, 청담 깜짝 집회, 오늘 신림 집회까지 겪어보면서...
이명박 정부가 정말 공안정국을 만들지 않으면 정권을 유지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도 쉽지 않겠죠. 시민들은 이제 과거의 사람들이 아니고 세상도 그렇지 않습니다.(물론 언론장악은 막아야죠! 언론 장악 방관하자는 말은 아니구요)
대체로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시민들은 이제 그만두지라는 반응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전 아직도 시위대 편입니다. 제 글 밑으로 소위 보수라는 사람이나 저와는 뜻이 다른 사람이 댓글을 달더라도 제 생각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저항이라는 것은 아주 소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권리는 자기일이 아니면 짜증나고 싫을 수 있지만 권리를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소중한 것이죠.
전 작금의 상황은 절망적이지만 여기서 희망을 찾고 저항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은 짜증날 수도 있죠. 교통도 막히고 집에 갈 차도 못타니 막막하기도 하고...
하지만 이 사람들이 단지 재미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소리지르고 길을 점거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지금 이 시위대 뿐만 아니라 수많은 우리가 싸우고 저항했기 때문에
저항하지 않았다면 지금 연기하거나 취소한 많은 일들이 실행되어
우리의 삶을 옥죄고 우리의 미래를 암울하게 했겠죠!
전 그런 면에서라도 투쟁이 의미있고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운하를 위한 산깍기가 진행되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참담함은 어쩌시겠습니까?
그래서 더욱 제 또래의 젊은 사람들의 반응이 아쉬웠답니다. 조금만 더 시위대 안으로 들어온다면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될텐데... 예전과는 달리 자기 부모의 정치성향을 닮아간다는 대학생, 젊은 사람들을 보면 참담하기도 합니다. 또한 나는 어땠는지 뒤돌아보게도 되고요... 이런 저런 정치얘기 꺼내기 조차 꺼리는 제 학교도 생각이 나고요...
우리는 더 저항해야 합니다. 정권퇴진은 이명박 정부가 퇴진 하건 안 하건 간에 그들의 잘못을 꾸짖는 구호임은 틀림없습니다.
고지식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애둘러 넓게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버려야 합니다. 민중의 역사에서 투쟁하지 않고 이뤄진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흔히들 유럽의 복지와 평등정책을 부러워하곤 하죠. 하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과
피와 땀이 있었는지 간과해선 안됩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피, 땀 흘렸듯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되기 위해서 더 투쟁해야하고,
투쟁하지 않더라도 시위대를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런 면에서 파리 시민들은 참 훌륭합니다.)
전 그들의 끊기와 실천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그들이 아닌 우리가 되어 함께 목소리 냅니다.
니들이 이긴든 명박이가 이기든 누가 이겨도 돼, 세상이 뭐 바뀌겠어, 그래 한 번 날뛰어봐, 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봐야겠다...
라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덧 새벽이네요.
쓸데없이 뭣도 모르면서 잘난척 했네요...
우리 모두 행복해지길... 내일, 먼 미래에가 아니라 오늘 행복해지길!